화려함의 그림자: 마카오 더 13 호텔, 다시 시장에 서다

화려함의 상징이자 끊임없는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마카오의 초호화 호텔 ‘더 13(THE 13)’이 또다시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작년 진행된 공개 입찰이 무산된 이후, 이번에도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기업 존스 랭 라살(JLL)의 주도로 매각 절차가 재개됐다. JLL은 이번 매각에서 공동 단독 대리인으로 지정되었다.

JLL은 마카오 비즈니스를 통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번 입찰이 공식적으로 시작되었으며, 마감 시한은 2025년 5월 19일 오후 6시까지라고 밝혔다. 다만, 호텔의 현재 감정가나 희망 매각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2024년에도 동일하게 이루어진 방식으로, 당시 호텔은 약 24억 홍콩달러(미화 약 3억 920만 달러)로 책정되었지만, 20건 이상의 관심을 끌고도 거래 성사에는 실패했다.

실현되지 못한 카지노 꿈과 극도의 고급스러움

‘더 13 호텔’은 2018년에 개장했으며, 홍콩 사업가 스티븐 훙이 구상한 초호화 리조트였다. 당초 계획은 66개의 VIP 전용 테이블을 갖춘 카지노 시설을 포함해, 마카오의 고액 베팅 고객층을 겨냥한 것이었다. 그러나 긴 공사 지연과 마카오 정부의 규제 변화로 인해 카지노 계획은 무산되었고, 호텔은 일부 미완공 구역과 함께 비게임 시설만으로 문을 열게 되었다.

이 호텔은 총 199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196개는 1,800~5,000제곱피트 규모의 일반 객실이고, 나머지 3개는 10,000제곱피트 크기의 전용 빌라형 스위트다. 각 빌라는 전용 엘리베이터, 고전 유럽풍 인테리어, 앤티크 스타일의 가구 등으로 꾸며져 있다. 피트니스 센터, 스파, 고급 레스토랑, 150대 차량과 40대 오토바이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운영 중단과 짧은 재개장

호텔 운영은 2020년 팬데믹과 재정난으로 중단됐다. 일부 식음 시설이 간헐적으로 문을 열었지만, 전체 시설은 2024년까지 대부분 방치되었다. 같은 해, 마카오 정부 관광국으로부터 5성급 디럭스 인증을 새로 획득하며 부분 운영을 재개할 수 있게 되었다.

JLL에 따르면 이후 일부 구역은 개보수를 통해 본래의 고급스러운 모습으로 복원되었으며, 마카오 지사의 수석 이사 마크 웡은 “이 호텔은 고급스러운 디자인 덕분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JLL이 관리 중인 더 13 호텔은 그 격조 높은 모습을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뛰어난 입지 조건과 잠재 가치

‘더 13 호텔’은 마카오 콜로안 지역의 세악 파이 반 거리, 콘코디아 매립지 제1구역에 위치해 있다. 인근에는 헝친 항구와 코타이 스트립이 있으며, 두 지역 모두 차량으로 5분 이내에 접근 가능하다. 마카오 국제공항 및 페리 터미널도 차로 10분 이내이며, 최근 개통된 경전철(LRT) 역은 단 3분 거리로, 교통 접근성과 투자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웡 이사는 “마카오 통계 및 인구조사국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마카오 방문객 수는 전년 대비 23.8% 증가한 약 3,500만 명에 달했다. 호텔 평균 점유율도 86.5%까지 회복되어, 관광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무너진 재정 기반과 소유권 변경

외형의 호화로움과 달리, ‘더 13’은 심각한 재정 문제를 안고 있었다. 최초 건설에는 약 113억 파타카(미화 약 16억 달러)가 투입되었으나, 과도한 규모와 반복된 지연이 자금난을 가중시켰다. 대주주였던 사우스 쇼어 홀딩스는 2021년 파산 신청을 했으며, 2023년에는 홍콩 증시에서 상장 폐지되었다.

이후 경영사인 ‘더 13 호텔 매니지먼트 유한회사’도 마카오에서 파산 절차를 밟았으며, 최종적으로 부지의 소유권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교통은행 마카오 지점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토지 소유주였던 뉴 콘코디아 호텔 유한회사가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결과였다.

마지막 희망이던 30억 파타카 규모의 대출 무효 소송도, 2023년 말 마카오 최고법원에서 기각되며 재정 회복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