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의회, 포커머신 전면 개혁 법안 통과
빅토리아 주 의회가 최근 ‘2024년 사전 약정 및 카드 사용 의무화 도박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주 내 전자 게임기(포커머신) 운영 방식에 큰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이 법안은 하원에서 53대 25의 표차로 통과돼 현재 상원 심의를 앞두고 있습니다.
책임 있는 도박 문화로 한 걸음 더
이번 법안의 핵심은 호텔과 클럽에 설치된 모든 전자 게임기에 사전 약정 시스템과 카드 사용을 의무화하는 것입니다. 즉, 게임을 하려면 개인 카드(플레이어 카드)를 반드시 기계에 삽입해야 하며, 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자신이 얼마를 쓰고 있는지 파악하고 스스로 지출을 통제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적입니다.
카지노·게임·주류 규제 담당 장관 멜리사 혼(Melissa Horne)은 의회에서 “카드 사용 방식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며 “전자 게임기를 사용하려면 플레이어 카드를 꽂아야만 작동하게 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도박 이용자들에게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무분별한 지출을 막기 위한 종합 대책의 일환입니다.
이 시스템은 2025년 중반부터 약 40개 업소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될 예정이며, 이후 주 전역으로 확대 적용됩니다.
일부 의원들은 회의적인 반응
하지만 모든 의원이 이 법안에 전적으로 찬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깁슬랜드 사우스 지역구의 대니 오브라이언(Danny O’Brien) 의원은 이번 개정안이 실질적인 시행보다는 단지 ‘틀’을 만드는 데 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정부는 의회와 충분한 논의 없이, 스스로 개혁을 추진할 권한만 챙기고 있다”며 구체적인 시행 계획과 일정이 부족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이번 법안은 게임기의 작동 속도를 늦추는 ‘스핀 속도 제한’ 조항도 포함하고 있어, 도박 중독으로 인한 금전적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지지의 목소리도 이어져
비판이 있는 반면, 법안을 적극 지지하는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유레카 지역구의 미카엘라 셋틀(Michaela Settle) 의원은 가족이 겪은 도박 중독 경험을 언급하며, “이런 고통을 줄이기 위한 개혁이라면 언제든지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색당 소속 팀 리드(Tim Read) 의원은 “카지노 규제 강화와 스핀 속도 제한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변화”라며 정부의 움직임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한편, 밀듀라 지역구의 자드 벤햄(Jade Benham) 의원은 법안의 진행을 잠시 멈추고, 좀 더 충분한 자료와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며 수정안을 제안했지만, 표결 결과 받아들여지지 않아 법안은 그대로 상원으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빅토리아 주가 강도 높은 도박 규제를 본격 도입하면서, 이번 논의는 도박 규제와 업소의 경제적 생존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라는 오래된 과제를 다시금 떠올리게 합니다. 이번 개혁이 향후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